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목만 읽어 보면 고령화 사회에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인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최강 악역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주인공 하비에르 바르뎀이 나오는 범죄 스릴러 영화입니다.
1. 퇴역 군인 모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 모스는 크지 않은 트레일러에서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1980년대 텍사스주의 인적 드문 곳에서 사냥을 하던 모스는 어느 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총격전을 벌이고 시체가 늘어져 있는 곳에서 묵직한 가방을 손에 넣게 되는데 그 안에는 무려 이백만 불이라는 거액이 들어있었습니다.
현재 가치로도 2백만 달러면 큰돈인데 수십 년 전의 화폐가치라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었습니다.
별 다른 꿈 없이 살아가던 모스는 돈을 보고 욕심이 나 부인을 친정으로 급히 보내고 자신을 돈 가방을 가지고 도망을 칩니다.
2. 돈을 쫓는 전문 킬러 안톤 쉬거
총격 사건의 현장에서 사라진 돈가방을 찾기 위해 안톤 쉬거라는 킬러가 모스를 뒤쫓게 됩니다.
안톤 쉬거는 피도 눈물도 없이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무려 산소통의 압력을 총처럼 사용해 살인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액이 들은 돈가방인 만큼 그곳에는 추적 장치가 내장되어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모스는 모텔로 숨게 되고 추적기를 통해 모스를 따라온 안톤 쉬거와 모텔에서 목숨을 건 총격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총격으로 모스와 안톤 쉬거 모두 부상을 입게 됩니다.
모스는 일단 돈가방을 멕시코 국경 풀밭에 숨긴 후 국경을 넘어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을 합니다.
안톤 쉬거는 부상당한 다리를 혼자 치료하는데 바닥에 비닐을 깔고 고통을 참으며 직접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3. 또 다른 킬러 웰스
안톤 쉬거가 맡은 일의 성공률은 대단히 높은 편이었지만 그 수법이 종잡을 수 없고 잔인해 멕시코 갱단에서는 또 다른 킬러인 웰스를 고용해 안톤 쉬거를 제거하려 합니다.
자신만만했던 웰스는 먼저 모스가 입원한 병실로 찾아가 안톤 쉬거에게서 보호해줄 테니 돈가방에 든 액수의 절반을 모스에게 요구합니다.
여유롭게 호텔로 돌아간 웰스는 안톤 쉬거에 의해 죽어버리고 모스의 부인이 어디 있는지까지 파악한 안톤 쉬거는 모스를 협박하지만 모스는 지금껏 돈가방 때문에 치른 일들을 생각하며 안톤 쉬거의 제안을 거절해 버립니다.
이제 남은 것은 퇴역 군인과 전문 킬러의 돈가방을 건 정면 승부뿐.
4. 결국 돈가방은 어디로
모스는 부상을 완벽히 회복하지도 못한 채 국경 풀밭으로 가 돈가방을 챙겨 부인과 만나려고 합니다.
안톤 쉬거는 자신을 제거할 킬러를 이중으로 고용한 갱단의 빌딩을 찾아가 담당자를 죽여버립니다.
르웰린 모스는 장모의 말실수로 안톤 쉬거가 아닌 갱들에게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안톤 쉬거는 모스의 부인을 만나 생과 사를 동전 던지기로 결정해 버립니다.
결국 돈가방을 차지한 모스는 유유히 마을을 떠나다가 갑작스럽게 차사고를 당해 뼈가 튀어나오는 중상을 입게 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예상했던 결말을 벗어나고 우연적인 사고들이 연속으로 일어나는데 이런 불친절한 영화의 전개마저 이 영화의 매력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5. 노인 에드 톰벨
텍사스주 작은 마을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보안관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제 은퇴를 얼마 남기지 않은 베테랑 보안관인만큼 나이가 있는 노인입니다.
그는 과거 강력 범죄가 많지 않았던 세상에서도 살아봤고 현재 묻지 마 살인이 심심치 않게 살아가는 세상에도 살아봤습니다.
과거에는 범행에 무조건 이유와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했다면 지금은 그런 것도 없이 무작위로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그는 이제 나이가 많아져 이러한 현실을 통탄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위험한 사건에는 뛰어들지 못하는 방관자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돈가방에 얽힌 이 사건을 추적하며 에드 톰벨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추가해 줍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맥 매카시가 쓴 같은 이름의 소설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코엔 형제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토미 리 존스와 하비에르 바르뎀, 우디 해럴슨 등 명품 배우들이 명 연기를 펼쳐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몰입도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렇게 남들과의 교류 없이 사람을 죽이면서 살아가는 킬러들은 인생의 낙이 뭘까 싶었습니다.
갑자기 생긴 돈가방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과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을 돈 때문에 죽이는 사람 과연 누가 더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둘의 공통점으로는 돈이 있는데 거의 모든 범죄들이 돈 때문에 벌어지고 있고 물질만능시대에 살아가면서 돈이 가진 권력이 대단하지만 과연 생명을 걸만큼 돈이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동전 던지기로 살인을 결정하던 안톤 쉬거의 모습에서 인과응보의 삶이란 노인들이 이야기하는 상식적인 세상에서나 통하는 이치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하비에르 바르뎀의 안톤 쉬거는 앞으로도 계속 회자될법한 특별한 악인 캐릭터로 남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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