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은 박찬욱이 메가폰을 잡고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을 맡아 개봉 전부터 화재가 된 로맨스, 서스펜스 장르의 영화입니다.
1. 불면증인 형사 장해준
형사 장해준은 부산서부경찰서의 강력 2팀 팀장이며 최연소 경감으로 나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의 주변은 항상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청결한 성격이 강박증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원전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는 아내와는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일을하고는 있지만 그의 고향은 바다와는 전혀 관계없는 을지로입니다.
2.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호한 사건
어느 날 출입국 사무소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공무원 60세 기도수라는 사람이 본인이 자주 오르던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채 발견이 됩니다.
그는 평상시 험한 돌산을 자주 올랐으며 그런 모습들을 유튜브로 중계하기도 했습니다.
기도수의 시체 옆에 있던 휴대폰을 켜보니 예쁘고 어린 여자와 찍은 사진이 배경화면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해준과 함께 일하는 수완은 그녀를 보고 딸이 예쁘다고 말하지만 시체검안소로 찾아온 그 여인은 기도수의 딸이 아닌 어린 부인이었습니다.
3. 기도수의 부인 송서래
경찰들은 속으로 흠칫 놀랐지만 기도수의 부인 송서래가 입을 열자 어느 정도 수긍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중국인이었고 죽은 기도수는 출입국 사무소 공무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기도수의 시신을 본 그녀는 남편의 시신 앞에서도 떨거나 울지 않고 태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심지어 가끔씩 웃음까지 보이는 서래를 보며 해준은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수사를 하다 보니 기도수는 소유욕이 강해 자신의 모든 물건에 본인의 이니셜을 새겨두었고 서래의 몸에도 이니셜을 문신으로 새겨 두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부인을 때려 골절까지 일어난 자료들도 보게 되었습니다.
더욱 심증이 굳어진 해준은 서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합니다.
그녀의 집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며 그녀의 일상을 관찰하고 서래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서 사진을 찍고 녹음을 하며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입니다.
서래가 평소에 간병인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간병인 용역 업체와 할머니가 기도수가 죽던 시간에 서래가 일을 하고 있었다고 증언을 해주어 알리바이가 성립된 서래는 용의 선상에서 풀려나지만 무엇 때문인지 해준은 서래의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서래는 해준의 집으로 찾아와 그간 수사를 하며 벽에 붙여 두었던 사건 관련 사진들을 모두 태우고 불면증이 있는 해준의 곁에서 호흡을 맞추며 그를 숙면할 수 있도록 옆에 있어줍니다.
이후에도 그들은 만남을 이어갔지만 둘 다 결혼을 한 몸이었기 때문에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4. 사건과 서래의 관련성
송서래는 독립운동가의 자손으로 인정받은 조상이 있었지고 한국에 외조부가 가진 호미산도 있었지만 한국으로 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에는 불치병에 걸린 어머니가 계셨는데 어머니는 서래가 한국으로 가 산을 되찾고 살기를 원해 본인을 죽여주기를 원했고 서래는 어머니를 펜타닐로 돌아가시게 만든 후 그 유해를 가지고 한국으로 밀입국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출입국 관리자였던 기도수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상습적으로 서래를 구타하던 기도수를 계획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서래가 용의자 선상에서 지워지고 사건이 종결된 후 해준은 그녀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채지만 이미 사건 종결 후였고 서래를 사랑하게 된 그는 사건의 증거품을 서래에게 돌려주며 바다 깊이 던져 아무도 찾지 못하게 하라고 말을 해줍니다.
5. 서래와 해준의 재회
그리고 해준은 부인의 직장과 가까운 이포로 이사를 가며 근무지도 옮기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후 부인과 장을 보던 해준 앞에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서래가 나타납니다.
그 사이 서래는 재혼을 했는데 재혼한 남자는 남들의 돈으로 투자를 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사기꾼이었습니다.
해준과 서래가 만났을 때 말없이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는 부분이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다음날 서래의 두 번째 남편이 살해되는 사건인 이포에서 일어나고 이포의 담당 형사인 해준이 공교롭게도 그 사건을 배정받아 서래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다시금 형사와 용의자로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누르며 서로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이미 붕괴되어버린 형사로서의 긍지와 서래의 인생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됩니다.
서래는 녹음해 두었던 해준의 목소리를 매일 들으며 바닷속 깊숙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던져버리라는 말을 되뇝니다.
그리고는 본인도 바다로 사라집니다.
서래의 두 번째 남편 살인 사건 후 남편의 행동이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졌던 해준의 부인은 같은 회사 주임과 함께 떠나버렸는데 그렇다면 해준은 서래와 다시 만나도 되는 것 아니었는지 타이밍이 너무 안타까웠던 마지막 결말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어지는 박해일과 탕웨이의 감정선이 극적인 장면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요즘 나오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은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을 자랑하지만 잔잔한 듯 집중력 있게 볼 수 있는 영화도 가끔은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탕웨이가 한국말할 때 발음이나 억양에서 예슈화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박해일의 연기력이야 이미 정평이 나있는 데다가 탕웨이는 묘한 눈빛과 가끔 보이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표정이 정말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약간은 허술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두 주연배우의 연기만큼은 인정하게 되는 영화 헤어질 결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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